20180425 블라디보스톡 2일차 첫번째 by 유월비

20180424 블라디보스톡 1일차

전날 씻고난 뒤 잠깐 침대에서 뒹굴거릴 때 바로 옆 침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 온 스물세 살 남자분이었다. 우리는 그 분보다 나이는 더 먹었지만 겁이 많아서 못 왔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혼자서 낯선 곳에 여행을 오는 용기를 연신 칭찬했다. 온 지는 3일 됐고 4박 5일 일정으로 왔다고 했다. 근데 생각보다 도시가 작아서 3일 정도 있다보니 웬만한 건 다 봤다며 너무 날짜를 길게 잡았다고 후회하고 있댔다. 그 말에 따라 우리도 잘 만큼 자고 여유있게 도시를 돌아보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하는 날이다. 11시에 숙소를 나와 처음으로 간 곳은 사설 환전소였다. 하루동안 사실상 금치산자였으니까. 은행도 많고 환전소도 여기저기 있었지만 시간과 동선도 함께 생각해서 아르바트 거리 근처에 있는 환전소 하나를 찾아갔다. 여기가 후기도 많았고 수수료도 낮다고 들었다.

아르바트 거리 입구가 있는 길에서 해양공원 반대편 쪽으로 쭉 올라가면 된다. 근처에 이브로쉐가 있다. 그림의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쭉 가면 아르바트거리와 해양공원이 있다. 입구 위에 큼지막하게 'Current Exchange' 라고 써져 있지만 입구 자체가 조그마하니 주의깊게 보면 찾을 수 있다.
카메라가 이 간판을 잘 잡지를 못해서 숫자가 잘려서 나왔다. 통화별 환율이 저렇게 표시되어 있다. 맨 아래 줄이 KRW, 한국 원화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스 세 군데가 있는데 경비원이 한 곳을 가리켜주길래 그 곳으로 들어갔다. 20만원을 환전하니 11,040 루블을 줬다. 18.12 원 / 루블 꼴이다. 수수료 생각해도 제법 싸게 환전했다고 생각했다. 돈을 바꿔주면서 영수증도 같이 줘서 기념으로 보관해뒀다. 한국에서 환전했을 때 주는 종이와 비슷한 거다. 양식도 없이 막 적어놓은 매력이 있어서 버리기가 아까웠다. 우리 일행 한 명은 남은 달러를 마저 루블로 환전했다. 역시나 돈 많아졌다며 해맑게 나왔다. 돈을 바꿨으니 슬슬 아르바트 거리를 따라 해양공원 방향으로 걸었다.
날씨가 좋았다. 공항철도 비지니스석부터 함께 온 분들이 있었는데 가족여행 중이시랬다. 약혼자 분이랑 같이 오신 건지 여기서부터 웨딩사진을 찍고 계셨다. 이 일행과는 여행 내내 여기저기서 마주쳤다. 마지막 날 공항에서까지. 도시가 작긴 하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약속 없이 여기저기서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공원 초입이다. 근처에 경기장도 하나 있다. 우리가 있는 동안은 뭔 경기가 없었던 것 같았다. 생각보다 길이 참 길다. 노점이며 펀치기계랑 관람차를 비롯한 놀이기구도 있다. 만듦새는 보장을 못하지만...
호랑이... 라는데 너무 귀엽게 만들어놨다. 그래서
놓칠 수 없으니까 한 컷 찍어둠.
한동안 걷다 보면 길이 넓어지는 곳이 나온다. 근처엔 해산물 레스토랑도 있고 카페도 있다. 여기서 낮 동안 말이나 당나귀를 탈 수 있다. 주로 아이들이 많이 타던데 말은 키가 너무 커서 사고나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으면서 이곳까지 걸어오니 딱 11시 45분이었다. 첫 끼니는 조지아 요리 전문점 '수프라' 에서 먹기로 해서 다시 아르바트 거리 방향으로 돌아갔다.
수프라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해양공원 방향으로 쭉 내려오다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있다. 워낙에 유명한 식당이라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한국 사람도 제법 보였고. 입구에서 겉옷을 맡아주니 건네주고 번호표를 받아두면 된다. 영어와 한국어로 적힌 메뉴판을 줘서 찬찬히 둘러봤는데 다 처음보는 요리라 아무거나 주문했다. 전날 저녁을 먹은 셀피에서 본 엉터리 한글 메뉴판과는 달리 굉장히 번역이 잘 돼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수프라 흑맥주를 시작으로 요리들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제법 걸리긴 해도 하나같이 맛있다. 닭고기 케밥과 빵을 사용한 요리인 하차푸리, 조지아식 만두라는 깡칼리를 시켰다. 하차푸리는 빠네와 비슷한데 녹인 치즈에 달걀 노른자를 즉석에서 섞어준다. 굳기 전에 후다닥 파먹는 재미가 있었다. 깡칼리는 터지기 직전까지 속을 채워놔서 베어먹기가 어려운데, 아래를 뚫어 육즙부터 빨아먹고 조금씩 먹으면 된다. 물론 나는 베어무는 데 실패하고 육즙 대부분을 그릇에 흘려버렸다. 아아 발컨...
인테리어도 여기저기 볼 만하다. 셀피처럼 여기도 기념일 맞이한 손님이 있으면 직원들이 줄줄이 가서 축하해준다. 선물로 모자를 씌워주기도 한다. 이 날만 두 번을 봤다.
영수증을 달라고 하면 저렇게 봉투에 넣어서 준다. 따로 사탕도 나온다. 팁 주는 걸 몰라서 그냥 제값 맞춰서 주고 나와버렸다. 영수증에 봉사료로 음식값의 10%가 가산되었다고 하니 크게 문제될 건 없겠지. 저 봉사료 10%를 한국인한테만 받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정말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나온 뒤 영수증 보면서 저걸 팁으로 생각하지! 하면서 잊어버렸지만. 암튼 셋이서 신나게 먹고 마셨는데 4만원 정도 나왔다. 다들 기분좋게 배 두들기면서 도시 안에 있는 정교회 사원들 구경하러 갔다.

사진 정리해보니 무지 많다. 2일차는 끊어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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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th Dimension : 20180425 블라디보스톡 2일차 두번째 2018-05-18 00:1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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